[헬리오아트 Report no.170] December Week 3

Date
2023-04-12 10:48

 

  

 

no.170

모딜리아니 작품 속 숨겨진 비밀들


지난 2년간 '프랑스 국립 미술관 연구소(Centre de Recherche et de Restauration des Musées de France)'에서는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의 작품 27점을 분석, 연구 해왔다. 프랑스 11곳의 미술관에 소장 되어있던 모딜리아니 작품들에 대한 2년간의 작품 분석이 완료되었고 2021년 2월 릴 미술관(Métropole Musée d'art moderne, d'art contemporain et d'art brut)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Amedeo Modigliani, Antonia, on canvas, 1915

현재 프랑스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 (‘Musée de l’Orangerie')에서 소장 중이며 표현주의 초상화의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한 위 사진의 '안토니아'는 전시될 작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모딜리아니가 작품 왼쪽 상단에 모델의 이름을 적어 놓았기에 작품 속 인물의 이름이 안토니아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아직 안토니아의 정체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모딜리아니는 물감을 두껍게 칠해 입체감을 내는 임파스토(impasto) 기법을 이용하여 사각형을 그렸고 그 위에 검은색 물감으로 '안토니아' 라고 썼다. 모델의 뒤 창문의 십자가 모양은 배경을 기하학적이고 입체적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입체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 모딜리아니는 입체파 대표 작가인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와 유사한 구성력을 보여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딜리아니의 다른 작품 속의 모델들은 대부분 길쭉한 목과 둥근 윤곽의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안토니아'에서는 선으로 단순화된 표현기법이 조각적 느낌을 강조해 입체파 기법에 대한 모딜리아니만의 자유로운 해석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 속에는 재미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당시 가난한 현실에 처한 작가들은 캔버스를 아껴 작품을 그려야 했다. 모딜리아니의 작품 연구에 참여한 ‘아나이스 장띠 빈센트(Anaïs Genty-Vincent)' 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연구해온 작품중에서도 해석하기가 어려웠던 작품중 하나였다.”라고 전했는데, 이는 프랑스 국립 미술관 연구소(Centre de Recherche et de Restauration des Musées de France) 연구원들이 작품 표면 아래에서 다른 드로잉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적외선 복사와 X선 형광 분광법 (XRF)의 방법으로 작품을 분석 하던 중 안토니아 밑서는 여러 형태의 드로잉이 발견되었다. 모딜리아니가 쓰던 캔버스를 거꾸로 뒤집어 안토니아를 새롭게 그린 것이다.

분석 결과 안토니아 이외에 두 가지 신비한 드로잉의 흔적이 발견됐다. 안토니아 하단의 손 밑에는 초상화를 그린 듯한 얼굴의 드로잉이 나왔다. 또한 모딜리아니가 1908년에 그린 '슬픈 누드(Nu Souffrant)'과 기법이 매우 흡사한 작품이 발견 되기도 했다. '모딜리아니'는 7-8년 간 한 캔버스 위에 세 작품을 그렸고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안토니아라는 걸작만을 남기게 된 것이다.


제작연도를 알 수 없었던 안토니아는 이번 분석을 통해 1915년경 완성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얻게 되었다. 밑그림의 제작연도가 추정됨과 동시에, 그림의 화풍을 보았을 때 모딜리아니가 1915년 당시 그렸던 여성들의 초상화와 '안토니아'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나이스 장띠 빈센트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작품의 정확한 제작연도를 찾은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말했다.


다른 많은 작가들이 모델에 대한 감정보다는 객관적 해석으로 초상화를 그린 것과 달리 모딜리아니는 모델에 자신의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독특하고 풍부한 조형언어와 자신만의 표현기법을 발전시켜나갔다. 안토니아를 포함한 모딜리아니의 27점의 회화작품은 2021년 프랑스 릴 현대미술관에서 선보여진다.

[출처] artnewspaper